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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충격 시리즈

캐나다 병원 진료, 현실은 이렇다 – 겪어본 사람만 아는 진짜 이야기

by daon-nuri 2025. 4. 14.

캐나다는 세계적으로 공공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를 떠올릴 때, “병원비가 무료라서 좋다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곳에 살아본 사람들은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의료비는 무료일 수 있지만, 접근성은 불편하고, 진료 속도는 느리며, 절차는 까다로운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표면적인 혜택 뒤에 숨어 있는 캐나다 병원 시스템의 실체, 내가 실제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본다. 단순히좋다거나나쁘다로 나눌 수 없는 캐나다 의료 시스템의 복합적인 구조와, 현지인이 알려주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까지 함께 공유해보려 한다.

 

가정의부터 잡아야 시작된다캐나다 병원 진료의 첫 관문

캐나다에서 병원 진료를 받으려면, 가장 먼저 패밀리 닥터, 가정의를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병원이 가고 싶을 때 바로 가는 곳이라면, 캐나다에서는 병원을 가기 위한 의사를 먼저 구해야 하는 구조.
하지만, 이 패밀리 닥터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인구가 몰려 있는 도시에서는 가정의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안내만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정의가 없으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물론이고, 단순한 감기 치료나 예방접종도 어렵다.

가벼운 몸살 감기에도 갈 곳이 없어 근처 워크인 클리닉을 전전해야 한다.
워크인 클리닉은 말 그대로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병원이지만, 대기 시간이 길고 진료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캐나다에서 병원을 이용하고 싶다면, 병원 예약보다도 의사 확보가 먼저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캐나다 병원 진료, 현실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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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의 대가는 시간이다 – 병원 진료까지 걸리는 엄청난 대기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은 무료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시간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가정의와의 약속을 잡는 것만으로도 최소 1~2주 이상이 걸리고, 때에 따라서는 한 달 후로 밀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나의 캐나다 이민자 친구는 과거 위장 트러블로 진료를 받으려 했는데, 담당 의사의 스케줄이 꽉 차 있어 진료 예약이 3주 후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질환이 악화될 수밖에 없고, 결국 응급실로 가는 선택지를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응급실 역시 만만치 않다. 캐나다의 응급실은 트리아지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생명이 위급하지 않다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나는 깨달았다.

캐나다에서는 병원을 필요할 때 가는 곳이 아니라, 미리미리 준비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 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진료가 끝이 아니다검사, , 치료까지 따로따로

한국에서는 진료와 처방, 검사까지 대부분 한 병원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진료를 받은 후에도 각 단계마다 기다림과 절차가 따로 따라붙는다.


예를 들어, 혈액검사나 엑스레이는 일반 병원에서 하지 않고, 외부 검사소에서 별도로 예약해 진행해야 한다.
심지어 약 처방도 병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국에 따로 가서 받아야 하며, 일부 약은 보험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내 캐나다 친구가 과거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는 전문의에게 의뢰서를 작성해줬다.
하지만 그 전문의 진료를 받기까지 2달 이상을 기다려야 했고, 검사 일정은 다시 그 이후로 잡히는 비효율적인 구조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캐나다의 병원 시스템은 철저히 단계적이고 분업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 과정이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시간과 정보력, 인내심이 요구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법

많은 이민자들이 캐나다의 병원 시스템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구조를 바꿀 수는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다.

 

실제로 캐나다 이민자들은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우선 정기적인 건강관리와 예방 차원의 검사는 가정의와 미리미리 예약을 잡아두고 진행한다.


또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진료받기 어려운 구조를 고려해, 워크인 클리닉과 온라인 의료상담 플랫폼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벼운 증상은 셀프 처치할 수 있도록 약과 응급 키트를 준비해 두고, 민간 보험에 가입해 치과, 물리치료, 약값 보조도 받고 있다.


캐나다 병원 시스템은 불편한 게 아니라, 한국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일 뿐이다.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 그것이 캐나다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지혜라고 생각한다.